저번 시간에 이어서, 물리학의 과학적 방법부터 천천히 이야기 하도록 하겠다.
과학적 방법은 현상을 연구하고, 새로운 지식을 구축하거나, 이전의 지식을 모아 통합할 때 사용되는 기법으로, 경험과 측정에 근거한 증거를 사용하여 현상의 원리를 밝히는 과정이다. 과학적 방법은 귀납적이며 경험적인 진리를 추구한다. 따라서 과학적 방법으로 얻어진 지식은 철학, 종교, 수학 등 다른 영역에서 다루는 진리와 뚜렷이 구별된다.
과학적 방법은 경험에 입각한 귀납적 결론을 끌어낸다. 따라서 과학적 방법에 의한 지식은 확고부동한 것이 아니며, 언제나 반증 될 가능성이 있다. 즉, 새롭게 얻어진 연구 결과에 따라 과거의 과학 지식이 수정되거나 폐기될 수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아인슈타인은 "아무리 많은 실험을 하더라도 내가 옳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단 하나의 실험으로도 내가 틀렸다는 것이 드러날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하였다.
F. N. 컬린저(F. N. Kerlinger)는 과학적 방법의 특징을 다음과 같이 정리하였다
문제의 해결은 상식적 접근보다 논리적 접근을 통해 이루어진다.
이론이나 가설은 체계적이고 경험적으로 검증된다.
체계적이고 표준화된 관찰이나 실험은 통제를 통하여 이루어진다.
사상(事象)들의 체계나 상호관계가 객관성 있고 타당성 있게 설명된다.
연구자들의 문제에 대한 관심의 정도에 따라 과학적 방법의 의미가 달라질 수 있다.
과학적 방법의 과정을 간단히 차례를 두어 표현하면 다음과 같다.
한편, 카를 구스타프 헴펠(1905년–1997년)이 지적한 것처럼 과학적 방법은 귀납에 의지하기 때문에, 도출된 결론은 통계적이며 가설을 보강하기 위해서는 베이즈 정리에 따른 엄격한 분석이 필요하다. 루트비그 플렉(1896년–1961년)을 비롯한 과학자들은 과학자의 경험 자체가 편향된 것일 수 있으므로 보다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역사
인류가 도구를 사용한 이래 물리학적 지식은 생활의 여러 방면에 이용되어왔다. 선사 시대에 이미 빗면, 지레, 바퀴와 같은 단순 기계들을 이용하여 집을 짓고 물건을 운반하며 여러 가지 도구를 만들어 사용하였던 것이다. 또한, 천체를 관측하여 돌이나 고인돌에 새기기도 하였다. 문자가 발명된 이후 여러 고대 문명에서 물리학적 지식을 기록하고 후대에 가르쳐왔다. 고대 그리스의 자연 철학은 자연에 대한 일반적인 설명을 시도하였다는 측면에서 물리학을 본격적인 학문으로 구축하였다고 볼 수 있다.
중세 시기에도 기계를 개선하고 다양한 방면에 물리학적 지식을 사용하였다. 한편, 알하이탐과 같은 12세기 무렵의 이슬람 과학자들은 자연 현상을 경험적 방법을 통해 관찰하고 기록하여 과학적 방법의 기초를 마련하였다. 르네상스 시기에 들어 서양의 여러 학자 역시 고대 그리스 시대의 지식을 새롭게 발견하는 한편, 이슬람 과학의 영향을 받아 실험을 중요하게 여기기 시작하였다. 갈릴레오 갈릴레이는 실험과 관찰을 통해 과학적 지식을 발견하였고, 이를 수학적 모형으로 서술하여 이후 물리학 발전에 큰 영향을 주었다.
16세기 이후 과학 혁명 기간 동안 많은 사람이 물리학의 발전에 공헌하였는데, 르네 데카르트의 직교 좌표계 도입은 큰 의미를 갖는다. [21] 아이작 뉴턴이 완성한 고전 역학은 자연에 대한 이해를 새롭게 하였고, 눈으로 볼 수 있는 크기의 모든 물체의 운동에 대해 잘 들어맞는 모형을 제시하였다. 프랑스 수학자 조제프 루이 라그랑주는 물리학이 다루는 모든 자연 현상에 대해 수리 모형을 수립하고자 하였으며 라그랑주 역학을 만들었다. 이어 수많은 물리학자와 수학자들이 물리 현상을 정확히 설명하는 수리 모형을 발견해 나갔다. 소피 제르맹은 탄성에 대한 방정식을 발견하였고, 레온하르트 오일러는 달의 보다 정확한 위치를 계산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하였다. 이러한 수리 모형 수립의 노력은 끊임없이 계속되어 18세기와 19세기를 거치면서 현재 고전물리학이 다루는 대부분의 자연 현상에 대한 수리 모형이 확립되었다. 한편, 과학 혁명 이후 물리학의 발전으로 다양한 자연 현상에 대한 연구와 발견이 이루어졌고 전자기학, 열역학이라는 다른 분야들이 수립된다.
20세기 초, 물리학은 새로운 패러다임의 변화를 겪게 되었다. 한 편에서는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상대성 이론을 발표하여 고전 물리학에서 불변량으로 다루어져 왔던 시간과 공간(장소)은 더 이상 불변량으로 다루어지지 않고 고전역학의 절대시간과 절대공간의 개념은 폐기되었다. 헤르만 민코프스키가 시간과 공간(장소)과 기하학적으로 통합된 민코프스키 시공간을 도입하면서 더 이상 시간과 장소가 독립적으로 여겨지지 않고 통합된 시공간의 개념으로서 다루어지게 되었다. 다른 한 편에서는 흑체복사의 연구에서부터 시작된 양자역학의 출현으로 우주를 이루는 물질의 상태에 대한 일반적 설명에 근본적인 변화가 불가피하게 되었다.
20세기 후반에 들어 물리학은 다양한 세부 분야로 세분되는 한편, 혼돈 이론, 통일장 이론, 초끈이론과 같은 새로운 이론 물리학 가설들이 생겨났다. 물리학에는 여전히 미해결 문제가 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물리학자가 노력하고 있다.
핵심 이론
물리학이 넓은 범위에 걸친 다양한 주제를 다룸에도 불구하고 모든 물리학자가 공통으로 사용하는 핵심 이론들이 있다. 이들 이론에 대한 연구는 여전히 활발히 지속되고 있지만, 그 중에 근본적으로 잘못된 이론이 있으리라고 믿는 물리학자는 거의 없다. 물리 연구의 기본 도구 역할을 하는 이 이론들 각각은 그 적용 범위 내에서 기본적으로 옳은 것으로 믿어지고 있는데, 예를 들어 원자보다 크고 천체에 비해 매우 가벼우며 광속보다 훨씬 느리게 움직이는 일상적인 물체의 움직임은 고전역학으로 비교적 정확히 기술된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이 이론들은 모든 물리학도가 기본적으로 이해해야 하는 필수 과목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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